곽노현 서울교육감이 27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됨에 따라 차기 서울교육감을 노리는 후보들의 선거 레이스도 막이 올랐다.

곽 교육감이 실형을 선고 받고 교육감 직을 상실할 것에 대비, 그간 물밑에서 선거전을 준비해온 후보들은 출판기념회와 토크콘서트, 정책 발표회등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은 보수와 진보 양측 도합 20여명.

우선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었던 후보들이 다시 거론된다. 우선 곽교육감과 박빙의 경합을 보였던 이원희 사학진흥재단 이사장,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 김영숙 전 덕성여중교장, 김경회 전 서울시 부교육감등이 권토중래를 노린다.

일찌감치 교육감 도전의사를 밝힌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김진성 전 서울시의원과 정수장학회 이사를 지낸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 이름도 나온다.

현직 관료 출신으로는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과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이, 교수그룹에서는 서정화 홍익대 교수, 송하성 경기대교수, 박정수 이대교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진동섭 전 청와대 교육비서관은 영입 케이스로 분류돼 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보진영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 이수일, 이부영씨등 전교조 위원장 출신들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장,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 신영복 성공회대교수,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대표등이 후보로 꼽힌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본인이 강력히 고사하고 있는데다 서울교육감은 교사출신이 됐으면 한다는 소신을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마가능성을 희박해 졌다.

정치권이 대선을 의식, 교육감 선거를 러닝메이트 급으로 격상시킬 경우 거물급 인사를 영입등 제3의 인물이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국 교수-안양옥 회장 불출마 가닥... 후보단일화 역할 할듯

보수진영 후보들중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인물은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그는 지난해부터 공개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뒤 교육계 안팎인사들과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이 본부장은  ‘후보 단일화=당선’이라는 등식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김진성 전 서울시의원 역시 강한 보수성과 정치적 이력을 살려 여권 정치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와 인연이 있는 송광용 전 서울교대총장은 관망파로 분류된다. 출마의사는 있지만 정치권의 지지 의사가 확실하지 않으면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인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 졌다.

이대영 서울 부교육감과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은 여차하면 선거판에 뛰어들 수 있는 강력한 주자로 평가된다.

이대영 부교육감은 27일 이후 곽 교육감의 공백을 메꾸면서 보수층의 바람대로 서울교육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경우 차기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여론의 흐름을 잘 읽어 정무적 판단이 빠르고 교육계 안팎에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준순 서울교총 회장은 선거보다 후보단일화에 중점을 두는 눈치다. 하지만 측근들은 출마에 대비 정책공약과 조직 정비를 이미 마친 상태라고 귀띔 했다.

경제관료 출신이면서도 ‘송가네 공부방’이란 학습지침서로 20만부를 팔아치운 송하성 경기대교수는 뛰어난 정치적 감각과 대중 친화적 카리스마로 어필하고 있다. 민주당 인맥이 두텁고 박근혜 진영과도 말이 통하는 사이다.

서정화 홍익대 교수는 국내 교육학계 최고의 석학답게 제자들이 든든한 기반이다. 그에게 논문지도를 받은 약 100여명의 석 박사 그룹이 돕고 있다. 곽 교육감으로 부터 수모를 당한 사학들도 적극적인 후원을 자임 하고 있다.

‘교육에 보수 진보가 어딨나’ 진영논리 거부한 제3그룹 주목

지난 6.2 선거에서 51만표를 얻은 남승희 교수는 주변으로 부터 출마권유를 받고 있으나 장고중이다. 그는 곽 교육감이 자리를 자키고 있는데 출마 운운 하는 것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교육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로 갈려 사사건건 대립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불행한 일이라며 진영논리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주변에서는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정수 이대교수도 교육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있을 수 없다며 출마 하더라도 극단에 치우친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 한나라당 조전혁의원과 가까운 사이지만 안철수 진영 인물로 분류되고 있다.

이원희 사학진흥재단 이사장과 김영숙 전 덕성여중교장은 지난 6.2 지방선거의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 본인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 출마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이사장은 자신을 따르던 핵심조직 일부가 이미 다른 후보 진영으로 떠난 상태고 김 전 교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진동섭 전 교육비서관의 출마도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MB 정부에서 교육수석을 지냈으나 정치적 색채가 약해 친박 진영의 거부감이 덜하다는 말이 나온다. 문용린, 곽병선 교수등 서울사대 교육학과 출신 친박진영 핵심들과 끈끈한 유대를 맺고 있어 주목된다.

진보진영은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이 일찌감치 곽노현 대타를 자임해온 탓에 현재로서는 독주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해부터 곽교육감 유고에 대비, 정책과 조직등을 다듬어왔다. 지난 18일 출판 기념회에는 백기완, 단병호씨등 재야노동계 인사와 정진후, 이부영, 장석웅씨등 전현직 전교조 위원장이 모두 참석해 세를 과시했다.

그러나 지나친 강경이미지와 전교조 후보라는 꼬리표, 그리고 PD 계열등 진보 진영내의 거부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보수진영에서net는 이수호가 출마하면 해볼만 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수호 전 민주노총위원장 대안으로는 송순재 서울교육연수원장이 꼽힌다. 민교협등 진보진영 학자들과 전교조 내 NL 계열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부영 전 전교조위원장과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장등도 출마 의사를 시사하며 단일화 경선을 요구할 태세다.

'反 MB, 非 전교조'를 표방한 아름다운학교 운동본부 이인규 대표는 지난 2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안철수현상과 교육개혁’을 주제로 출판기념회를 연다. 사실상 교육감 선거 출정식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윤덕홍 전 교육부장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등이 참석한다.
 
당초 출마설이 나돌았던 조영달 서울대교수는 안철수 캠프에 합류하면서 후보군에서 빠졌다.                                        <장재훈  기자 highway386 @ 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