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부풀리기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대입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자기소개서가 2024학년도 대입부터 폐지된다. 새학기 고교 2학년이 첫 적용 대상이다. 또 대학들은 모집인원 10%를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선발해야 한다.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 시행령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쓸 수 있는 입학전형자료에서 자기소개서를 제외하도록 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다. 이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추진한다. 시행령에 명시된 '자기소개서 등 교과성적 외의 자료'가 '성적 등 교과성적 외의 자료'로 바뀌고 '자기소개서는 제외한다'는 문구가 첨가됐다. 이는 2019년 11월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다. 당시 교육부는 학습 실적 및 역량 등과 관련한 부풀리기가 횡행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자기소개서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이후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마련, 실태조사 이후에도 서울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 6개교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여 결과를 2020년에 발표했다. 감사 결과 자기소개서에 써서는 안 되는 부모 등 친인척 직업 사항을 쓰고도 합격하는 등 불공정 사례 14건과 연관된 108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도 지난해 발표한 2024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통해 학종에서 자소서를 폐지한다고 밝힌 상태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에서 법제화한 사회통합전형 운영의 근거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15%의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 이상이 되도록 사회통합전형을 운영하도록 규정한다. 개정안은 이 비율을 10%로 규정했다. 대학의 사회통합전형의 대상자는 국가보훈대상자, 북한이탈주민과 자녀 등이다. 특히 해당 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인 사람을 모집하는 경우 5%의 한도에서 모집할 수 있다. 이 비율은 사회통합전형 비율에 포함된다.

이 밖에 성인 학습자의 고등교육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비수도권 일반대학·산업대학·기술대학에 입학하는 30세 이상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정원 외 전형을 신설한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운영할 수 없고 비수도권 소재 대학, 산업대학, 기술대학 등에서 해당 정원 외 모집전형을 운영할 수 있다.

첨단 신기술 분야 석·박사급 고급인재 양성 촉진을 위해 대학원 정원 증원 요건도 완화한다. 대학을 위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총괄 계획을 교육부가 매 5년마다 수립한다는 조항도 새로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