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초중고 강사로 채용된다. 교육부가 교사자격증 소지자로 강사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지침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학사학위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초중고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비상상황에 대비한 것이지만 교사자격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사노조연맹은 교사 전문성을 폄훼하는 처사라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교육부는 7일 교원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수업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해당 학급 및 교과 수업을 담당하는 대체인력 확보를 위해 강사채용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초중고 강사채용은 공립학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현재 각시도교육청에서는 이 지침을 통해 강사 채용 자격을 교사자격증 소지자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사자격증 유무에 관계없이 학사 이상(유치원은 전문대졸 이상) 학력 소지자로 담당과목과 동일 또는 유사한 과목 전공자를 강사로 채용할 것을 시도교육청에 권고할 계획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에서는 강사 자격에 교사자격증 유무를 따지지 않는다. 다만 시도교육청들이 강사의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위해 자체 지침으로 교사자격증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같은 자격제한 요건을 삭제하고 법령에서 정한대로 강사 채용 요건 완화를 시도교육청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확진자 폭증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경우 대체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원활한 강사 채용을 위해 교사자격증 제한 규정 삭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등 대도시 지역과 달리 농어촌 지역은 교사자격증을 가진 강사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적 여건도 고려됐다”고 했다.

시도교육청이 강사 채용 지침을 개정할 경우 국문과 출신이 중등학교에서 국어수업을 담당하고 초등학교에서도 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초등학교의 경우 교대 출신만으로는 강사를 확보할 수 없어 비사범대 졸업자도 강사로 채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중·고등학교 시간강사는 시급 단위로 임금을 받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계약직으로, 특정 과목을 가르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학생들의 수행평가,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2021년 기준 서울시내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시간강사 수는 총 2058명으로, 정규교원·기간제 교사·강사 전체의 2.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