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학령인구 급감으로 대학과 지역사회 부실을 막기 위해 대학정원 감축 작업에 속도를 낸다. 2023년부터 유지충원율이 낮은 대학에 정원 감축을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정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선제적으로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는 최대 60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교육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2024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과 ‘2023학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방안’을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올해 대학기본역량진단을 거쳐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된 233개 대학과 내년 상반기에 추가 선정될 13개 대학, 교원양성기관 11곳 등 257곳이다. 

사업 규모는 일반대(153곳) 7950억원, 전문대(104곳) 4020억원 등 총 1조1970억원으로 결정됐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00년 이후 올해까지 학령인구는 35만명 감소했는데, 대학 신입생은 24만명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학 정원 감축은 신입생 감소 인원의 70% 수준인 17만2000명에 그치면서 올해 대학 미충원 인원은 4만586명(미충원율 8.6%)에 달했다. 충원율이 50%에 못 미친 대학도 작년(12곳)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대학들의 자율적인 정원 감축을 유도키로 했다. 각 대학은 2023∼2025년 적정규모화 계획과 특성화 전략, 거버넌스 혁신전략, 재정 투자 계획 등 ‘자율혁신계획’을 내년 5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적정규모화 계획에는 ‘입학정원 감축 계획’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올해 미충원 규모 보다 더 많은 감축 계획을 수립한 대학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60억원이고 전문대는 24억원이다. 교대와 교원대는 제외다. 다만 교육부는 구체적인 감축 목표 인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올해 미충원분 이내의 감축 계획을 세운 대학들을 위해서도 400억원의 별도 재정이 마련됐다. 일반대학 1000억원, 전문대학 400억원 등 총 1400억원의 정원감축 사업비가 편성됐다.

미충원 우려가 큰 대학들에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감축 권고후 미이행시 불이익을 준다. 내년 10월까지 권역별 유지충원율(대학이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일정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학생 비율)을 점검하고, 권역 내 하위 30~50% 수준 대학들에 적정규모화를 권고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재정지원을 중단한다.

교육부는 올해 대학역량평가에서 탈락했던 52개 대학 중 13곳을 구제하기로 했다. 탈락 대학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국회 예산 처리 과정에서 13곳이 구제됐기 때문이다. 일반 대학 6곳 180억원, 전문대 7곳에 14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1월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