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광주 명진고등학교가 부당해임 교사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학생들이 부착한 현수막과 대자보를 제거한 것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관계자가 진정한 '광주 명진고 현수막과 대자보 부착·철거 사건'과 관련해 "(학교가)학생들의 게시물을 제거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광주광역시 학생인권 조례,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교육 등의 기준에 비추어보면, '학생 선동의 우려'와 같은 추상적인 이유를 근거로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차단하는 규정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명진고 교장에게 “헌법 및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에 따른 학생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명진고교 학생생활규칙상 학내 게시물에 관한 사항을 개정할 것”과 “학생 게시판 사용에 관한 협약서 및 이 사건 결정문을 소속 학생들에게 공지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지난해 명진고에선 손규대 교사가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 징계”라는 논란 속 해임된 뒤 해당 교사의 복직을 주장하고 있는 재학생들이 나서 ‘사학 비리 고발’ 서명 운동을 벌이고 학내에 현수막을 부착해 학교 측 부조리를 지적하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한 재학생은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 재학생들이 그동안 펼쳐온 학내외 활동을 소개하고 학교측엔 교사에 대한 징계 철회를, 시교육청엔 학교법인에 대한 특별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명진고 일부 학생은 지난해 광주시교육청과 수사기관에 '이사장이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는 등의 이유로 해임된 손규대 교사를 옹호하고 학교 측을 비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부착했고, 학교 측은 이 게시물들을 제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