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는 2018학년도 105개의 연구·선도학교로부터 시작하여 2021학년도 1,457 개의 연구·선도학교로 확대되어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의 계획에 의하면 고교학점제는 2025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전면 시행된다.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얘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전면 부인하는 정시 확대를 추진하여 혼란을 초래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선결과제 해결 없이 연구·선도학교만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전교조는 7월 5일부터 20일까지 전국 일반계고 중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인 939개교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 대응을 위한 전국 연구·선도학교 분회장 의견조사’를 실시하여 548개 학교에서 의견을 취합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인한 변화가 학교 내에서 거의 없거나 부정적 영향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58.5%가 별 차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고교학점제가 입시경쟁, 고교서열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생각을 묻는 질문에 59.6%가 별 차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대학입시제도 개선 없는 상태에서 도입된 학생 선택중심교육과정이었던 2015개정교육과정이 개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무력화되거나 오히려 입시 유불리에 따른 기형적 과목 개설 등의 부작용이 반복되던 것처럼, 대학입시개혁 없는 고교학점제 도입이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학사 운영 시스템, 인력 등 제반 여건 구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고교학점제는 부실 운영 속에서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처럼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함에 있어 해당 교육과정을 운영할 교사들의 전문성 확보 대책과 그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생각하고 있다. 특히 교육 자격증 없는 외부 전문가의 기간제 교원 임용을 통한 한시적 단독 수업 방안에 대하여 반대가 73.7% 나오는 점 등은 교육 인력의 전문성 확보 대책과 그 지원 방안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2015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관련하여 설문에 응답한 교사(복수 응답 질문) 65.8%는 고교학점제의 재검토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재검토 및 개선의 방향에서 우선해야 할 것으로 71.3%는 대입제도 개편방안 우선 제시 필요, 51%는 행정업무경감 대책 마련 필요, 49.2%는 다 과목 지도교사 수업시수 감축을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