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교육계가 대규모 세결집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총과 전교조가 중심이 돼 지난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는 양측 주장 무려 376개 교육 시민 단체가 인성교육과 교육혁신을 내걸고 바람몰이에 나섰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교총은 인성교육 회복을 강조하면서 전경련과 천주교서울대교구, 굿네이버스등 160개 단체가 참여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을 출범 시켰다.

인실련은 이날 출범식에서 인성교육 중요성에 대해 우리 공동체 내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과감한 실천이 요구된다며 당장 우리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교육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출범식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운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좋은부모되기 운동 및 인증제 등 40여개 실천과제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주호 장관은 “민간이 주도하는 실천 운동을 계기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새로운 인성교육 시대가 열렸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교조도 지난 25일 자체주장 216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2013 새로운 교육실현 국민연대를 출범 시켰다. 전교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한때 우리사회 발전의 원동력이고 희망이었던 교육이 이제는 고통과 병폐의 원천이 되고 말았다며 현재의 무한 경쟁교육시스템을 무너뜨리고 학교를 협력과 존중과 소통의 삶의 배움터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교육을 바꿔 행복한 나라, 우리가 만드는 교육대통령’ 이란 슬로건을 담은 선언문에서는 또 100만 국민서명운동과 범국민교육정책 대회 등을 통해 드러난 간절한 교육염원을 모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교총의 인성교육과 전교조의 교육대통령 만들기는 교육적 명분에도 불구, 12월 대선을 앞두고 두 단체 모두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려는 속내를 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교총은 학교폭력으로부터 아이들은 보호하기 위한 순수한 교육운동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인성교육이란 아젠다를 선점, 대선과 교육감 선거 등에서 진보진영의 예봉을 꺾고 보수진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킨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좀 더 노골적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반값등록금, 고교 무상교육, 혁신학교 확대, 국가교육위원회설치 등 핵심 공약들을 효과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법 시민단체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교총과 전교조가 하루 간격을 두고 자신의 조직력과 동원 능력을 과시하는 출범식을 가졌으나 여론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확실한 이슈를 장착하지 못한 교총은 인성교육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는 데 다소 힘이 달리는 모습이고, 전교조 역시 무엇을 하겠다는지 알 수 없는 추상적 단어만 나열,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냉담한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