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에 공이 큰 교원에게 승진 가산점이 주어지고 오는 2014년 승진 후보자 명부 작성 때부터 적용된다. 교과부가 최근 마련한 '학교폭력 해결 기여교원 승진가산점 부여방안'(시안)에 따르면 학교폭력 해결이나 근절 분위기 조성에 기여한 교원에게 연간 0.1점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이는 관련 가산점을 주도록 규정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그러나 학교폭력 가산점 부과 방안은 교사들간 경쟁만 심화시킬 뿐 학교폭력 근절의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승진 질서를 혼란시킬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교과부는 다음달 말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지을 방침이어서 일부 가이드라인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산점 부여 대상은 학교폭력 해결에 기여한 모든 교원으로 하되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 적극적인 예방활동으로 학교폭력 발생을 현저하게 줄인 자,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해결한 자 등이다.

주로 담임교사와 교감, 교무- 생활지도 부장 등에 가산점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과 접촉이 잦은 담임이 우선이고 이후 학폭위 등 업무 부담이 큰 교감들도 가산점을 받는 데 유리한 입장이다. 교감 승진을 목전에 둔 교무부장이나 생활지도 업무를 전담하는 담당 부장 역시 가산점 수혜 범주에 근접한 집단이다.

가산점 대상자는 해당학교 교원의 40% 범위 안에서 선정하며 시도교육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학교별로 ±10% 안의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교과부는 학교폭력예방이나 해결 실적이 우수한 학교일 경우 교육감이 판단해 가산점 대상 폭을 59%로 확대 할수도, 반대인 경우는 30%로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률적으로 하기 보다는 교육감이 판단해 가산점 수혜 대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토록한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40%를 적용하기 보다는 교사들의 노력 정도를 고려해 가산점 대상자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가산점 차등할 명쾌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는 한 공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시행 초기에는 대부분 학교가 40%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또 학교폭력 해결에는 담임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담임교사 비율이 선정자 수의 80% 이상이 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교사가 20명인 학교의 경우 가산점 대상자는 8명이 되며 이중 담임은 6.4명 즉 7명이 혜택을 받는다. 나머지 1명은 비 담임중에서 대상자가 선정된다.

담임우대 방침에 대해 교과부는 학교폭력 해결에 있어 담임교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담임교사 비율이 선정자 수의 80%가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선정 절차는 해당 교원이 학교 폭력 해결 추진 실적을 제출하면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가선정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사는 교사, 학부모 위원등 3내지 7인 이내로 가산점 대상자 선정위원회가 맡게된다. 위원회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평각기준을 마련해 심사에 들어간다.

학교장은 선정 심사위원회 심사 전에 선정인원의 130% 범위 내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심사를 의뢰 하게 된다.

이어 학교장은 가선정 결과와 제출된 실적 자료를 교원에게 공개하고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재심사를 거치며 교장이 최종 선정자를 확정해 교육감에게 보고한다.

가선정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추진 실적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부당한 공모에 의해 가산점을 받는 사례가 없도록 단위 학교내의 공정한 검증을 위한 것이다.

최종 선정자는 선정위원회 재심사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확정하며 학교장은 그 결과를 교육감에게 보고하면 교육감은 이를 확정, 가산점을 부여하게 된다.

교과부는 관련 근거를 담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안이 공포되는 대로 이 방안을 시행해 연말에 학교별로 가산점을 주도록 할 계획이다. 가산점은 연단위로 부여하되 1회 0.1점을 주며 총합계는 2점을 초과할 수 없다.

이 가산점은 교원승진규정 개정안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교과부는 8월까지 가산점 대상자 선정및 세부추진계획을 확정지을 계획이어서 오는 9월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교과부는 가산점이 신설되는 만큼 현장의 적응을 위해 승진후보자 명부의 적용은 2014년 1월31일자 명부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학교폭력 가산점이 공통가산점으로 운영되는 데다 점수도 큰 편이어서 당장 시행할 경우 승진 서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실제 적용시기를 1년 정도 미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학교폭력 가산점은 올해 분 0.1점과 내년도 0.1점 등이 모두 합산돼 2014년 승진 서열명부에 0.2점이 반영, 적용된다.

교과부는 학교폭력 가산점이 공정하게 운영되지 못할 경우 가산점만 남발하고 학교폭력예방활동이 점수따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허위실적 제출 등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학교폭력 해결 관련 실적을 부풀리거나 허위실적을 제출한 것이 발견될 경우 해당교원에 대하여 가산점 취소 및 향후 2년간 가산점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가산점 대상자 선정을 불공정하게 운영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한 경우에는 해당학교에 대해 교육감은 10% 범위내에서 대상자 선정을 제한 조치가 취해진다.

교과부는 관련 법령 개정이 완료되는 다음달까지 현장 의견 수렴과 관계자 검토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ㆍ발표할 계획이다.

문제점은 없나

학교폭력 가산점이 학교폭력을 줄이거나 예방하는 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교과부는 고생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높이고 학교폭력 예방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주문한다는 의도에서 일단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비판하는 측에서는 우선 이 가산점이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수 없는 근시안적 행정으로 보고 있다.

승진 가산점이 새롭게 도입 되면 일선 학교에서 학생 간 폭력해결 보다는 가산점 따기 경쟁이 유발되고 학생생활지도와 관련된 교원들간 위화감과 갈등이 유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학교폭력등 생활지도 문제를 가산점을 취득한 교원에게 떠맡기거나 아예 손을 놔버리는 극단적인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다른 가산점 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교사들도 있다. 소숫점 네자리까지 경쟁하는 현실에서 0.1점은 승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담임교사에 대한 비중이 너무 커 일반 교사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된다는 점도 교육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