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지난 5월 학교혁신 및 혁신학교 확산을 위한 학습동아리를 선정하면서 노골적으로 전교조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교육청은 전교조와 유착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선정된 112개 동아리 대표 대부분이 전교조 교사들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심사를 맡은 위원회가 전원 친 전교조 인사들로 구성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3억 원이 넘는 학습동아리 연구활동비가 결과적으로 전교조에 활동 자금을 지원한 꼴이 됐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본지가 지난 4일 학습동아리 대표자 명단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실제로 A교육지원청의 경우 선정 된 14개 동아리 대표자가 모두 전교조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B교육청도 11개 팀 중 2명을 제외한 9개 팀 대표자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것으로 판명됐다.

이들 중에는 전교조 중앙본부 고위간부와 지역 지회장, 학교분회장 등 전현직 핵심 지도부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여기에는 곽노현 교육감 최측근 인사들의 친인척들도 이번에 선정된 학습동아리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혁신 학습동아리는 학교현장의 자발적인 연구모임을 통해 다양한 혁신사례를 연구, 발굴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5월 서울 전역에서 신청한 180여개 동아리를 대상으로 심사를 벌여 112개팀을 최종 선정 했다.

이들 동아리에는 팀당 255만 원의 연구활동비가 지원됐으며 이 돈은 소속 학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동아리 대표자 개인통장에 입금됐다.

그러나 시교육청 심사를 통과한 동아리 명단이 발표되자 곳곳에서 전교조가 독식했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사는 지난 5일 “교장, 교감 등 몇몇 대표자들을 빼고는 전원이 전교조 교사들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싹쓸이 했다”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 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교장은 “곽 교육감 핵심측근들의 친인척과 혁신학교 담당 파견교사까지 동아리 활동을 명목으로 지원금을 받아갔다”며 “혁신학교 운동을 확산시킨다는 목적과는 다르게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교사들은 동아리 선정 심사를 맡은 위원회가 지나치게 친 전교조 성향이어서 전교조 교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혁신학교 학습동아리 심사위원장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이모씨가 맡았으며 모두 6명의 심사위원 중 혁신학교 교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 역시 전교조 교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사례는 또 있다. 특정 심사위원이 속한 초등학교 동아리가 무더기로 선정된 것이다. 이 학교가 속한 교육지원청에서 선정된 동아리 4개팀 중 3개팀을 이 심사위원이 속한 학교 교사들이 차지했다.

이 심사위원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오해의 소지는 있을 수 있겠지만 같은 학교 교사라고 해서 특혜를 준 사실은 없으며 심사는 공정했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도 “전교조 출신 심사위원이라고 해서 특정단체 교사들을 우대했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도 “동아리 대표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많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