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명예퇴직도 안 돼요. 교육청은 예산 없다는 핑계로 미루고 재단에서 부담할 여력은 없고, 몸이 아파도 명예퇴직 못하는 자사고 교사들 고충을 누가 알겠습니까.” 서울 ㅇ고 김모교장은 자율형사립고 대부분이 심각한 재정난과 함께 교육당국의 무관심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40~60억 원에 이르던 재정결함 보조금이 끊기면서 자사고들이 환경개선과 명예퇴직, 목적사업 등에서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심지어 교사들 연수조차 예산이 없어 마음대로 못 보내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자사고들은 등록금 수입 확대를 위해 체육특기생을 정원외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수업료 인상 및 학생 선발권 보장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 결원에 대한 재정 지원, 재단의 법정 부담금 면제 등을 정부측에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학교보다 3배나 비싼 수업료를 받으면서 교육여건이나 질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학부모들의 불만과 노골적인 간섭에 시달리고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부담과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고교교육의 선진형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는 명분과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여한다는 통속적 욕망의 이율배반적 논리에 빠져 있는 것도 자율형사립고의 말 못할 고민이다.

지난 18일 열린 전국 자율형사립고 교장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고교 다양화정책 시행 3년만에 존폐기로에 직면했다면서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이들은 차기정부의 교육 정책 기조와 맞아 떨어지지 않거나 올 대학입시에서 저조한 성적을 낼 경우 자사고 몰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자사고 교장회는 이날 교과부에게 재정지원 확충과 학생 선발방식 개편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 비율 축소, 체육특기자 운영 지원 등을 건의했다.

교장회는 일반고에서 자사고로 전환한 이후 시도교육청이 지원해왔던 예산이 끊겨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라며 노후된 시설이라도 보수할 수 있게 정부지원을 호소했다. 또 현해 추첨제를 보완 신입생의 50%는 자기주도전형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50%를 추첨제로 모집하는 자기주도 전형 도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