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입시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 비중을 지금보다 절반수준인 모집 정원의 10%로 줄여달라는 주장이 나와 교과부가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 전국자율형사립고교장회 소속 교장 50여명은 한국교총에서 협의회를 갖고, 사배자 전형 비율을 축소하거나 결원이 발생했을 때는 일반전형으로 충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교과부에 건의했다.

이 같은 건의는 지난 5월 대통령 교육정책 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교과부에 제출한 현 정부 핵심교육정책 진단 및 대책’(연구책임 김정원 한구교육개발원) 보고서와도 같은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보고서는 사배자 비율을 20%로 하는 것은 자사고 도입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10%로 낮출 것을 교과부에 주문했다.

자사고 교장회 관계자는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사배자 모집을 입학정원의 20%로 책정한 것은 너무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배자 전형으로 자사고에 들어왔다 해도 학교적응에 실패, 일반학교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다면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사고 과잉 공급으로 인한 미달 사태 발생해 지난 2011학년도에는 전국 51개 자사고 중 14개 학교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이어 추가모집에서도 9개 학교가 미달됐다.

또 사배자 미달 사태와 입학 후 부적응 문제도 심각해 2010년 신입생 모집에서 사배자 전형 모집인원은 1,493명이었으나 998명만 모집됐다. 수업료 이외 교육 활동비가 연간 300여만 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사배자지원이 급감한 것이다. 자사고 역시 재정난을 이유로 이들 사배자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한 것으로 알려져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고 김창동 교장은 사배지 전형비율을 10%로 낮추거나 아니면 사배자 결원 충원은 일반전형으로 충원이 가능 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과부는 사배자 비율을 당장 줄이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10%까지 낮추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오는 9월 자사고 운영에 대한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당장 올 입시에 변화를 주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교과부에 제출한 ‘현 정부 핵심교육정책 진단 및 대책’(연구책임 김정원 한구교육개발원) 보고서에서는 사배자 전형의 경우, 미충원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선발 비율(20%)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구분하여 선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은 제도 도입의 취지에 맞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선발 비율을 10% 수준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충원의 원인이 지원 대상자 수의 부족에 있다기보다 지원을 가로막는 경제적․사회심리적 장애요인에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함께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자율형 사립고는 지난 2009년 25개 지정을 시작으로 2011년 51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이 정책은 ‘학교발전에 대한 구성원의 높은 열의와 협력’, ‘수요자의 만족도 제고’와 같은 긍정적 성과가 보고되기도 하나 ‘지원자격 제한으로 우수학생 선점에 의한 고교서열화 문제 야기’, ‘높은 등록금으로 중상층 자녀 쏠림 현상’, ‘내신성적에 의한 부담감으로 인한 재학생 학교 이탈 현상’과 ‘서울지역의 과잉 공급으로 정원 미달 학교가 나타나는 문제’ 등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