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발표한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과 관련해 교육단체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학생부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비교과 항목, 자기소개서 등을 폐지하는 것과 관련해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의미가 퇴색됐다’, ‘비교과 폐지는 교육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으며, 정시 확대에 대해서도 ‘사교육 게이트가 있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시 확대에 대해 전형 간 균형 차원에서 공감하지만, “정권이 하고 싶은 대로 또 뒤바꾸고 밀어붙였다”며 “대입제도를 공정성에만 입각해 재단함으로써 학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학생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비교과 폐지 등 학종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통해 기재 범위를 대폭 축소했음에도 한번 시행조차 해보지 않고,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활동, 수상경력을 아예 미반영 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학생부 기록의 공정성을 위한 연수, 불공정 기재 엄정 징계에 대해 “한 학기당 수백 명을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학생 개인의 교과 학습과정을 충분히 관찰‧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교원 증원 등 고교교육 여건 개선을 제안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폐지, 블라인드 평가, 면접장면 기록 등에 대해서는 전교조의 의견이 반영되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정시 확대, 비교과 폐지에 대해서는 철회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전교조는 “정시는 수시에서 이월된 인원을 포함하면 50% 이상이 영향을 받는다”며 “1800여 명의 교사가 시국선언을 했지만, 목소리를 외면하고 정시 확대를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과 세특 필수화는 “교육여건 개선 없이 학교와 교사의 책무성 강화만을 대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교육부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며 교사들의 자발성을 저해”하고, 비교과 폐지에 대해 “비교과에서 공정성 시비가 있다 하여 무조건 폐지하는 방식은 그 교육적 가치와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라며 비교과 영역 평가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정시 40% 확대는) 상류 계층이 계층 유지 수단으로 대학 입시를 바라보고 있는 것에 교육부도 동조하고 있다는 것이며, 사교육 영향력을 높여 교육 격차를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교육공정성 특위 등에 포진해 있는 사교육 인사들을 보면 ‘사교육 게이트가 있는 게 아니냐’는 풍문도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실천교육은 “학생 잠재력을 평가하며 지역적, 계층적 공정성 확보라는 장점이 확인된 학종이 급격히 축소되는 불행한 사태를 최대한 막아야 한다”며 고교 교육 정상화를 당부했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종이 단순화 되면서 공정성은 높아졌지만 평가 자료가 축소되면서 학종이 가진 장점은 사라졌다”며 “정시 비중을 40% 이상 높임으로써 교육과정과 수업의 내실있는 운영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고, 세특의 기록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시 비중 상향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과 수업은 수능 중심으로 재편되며, 교육의 다양성은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라며 세특 사항 의무화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완화 또는 폐지, 고른기회전형 확대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