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상진 교과부 1차관이 전격 경질됐다. 청와대 정일환 교육비서관도 같은날 옷을 벗었다. 후임에는 김응권 대학지원실장과 이성희 대구 부교육감이 각각 내정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교과부 주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청와대와 이주호 장관 간 파워게임설이다. 그간 물밑에서 회자되던 청와대와 이주호 교과부 장관 갈등설이 표면화됐다는 주장이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와 이 장관이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이 차관과 정 교육비서관이 유탄을 맞아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교과부가 각각 핵심참모들을 경질한 것은 그간의 다툼을 종식하는 휴전의 의미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 관은 이상진 차관을 경질하는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교육비서관 경질이라는 강수를 둔 이상 이 관을 경질하는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교과부 공무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청와대의 주문(?)을 이 장관이 거부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학교폭력대책 등 일련의 정책을 놓고 시각차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부탁’을 이 장관이 조직 장악에 걸림돌이 된다며 거부하자 청와대측이 격노했고 이후 교과부 직원들이 청와대에 불려가 경위서를 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상 기류가 감지되면서 일부에서는 이 장관이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친박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특히 정 비서관은 이 장관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며 주도권 다툼을 벌였던 사이여서 결국 이 대통령이 이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 비서관은 학교폭력 대책과 관련, 지난 3월 사학법인 이사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교과부 정책이 교육현장에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이 장관을 비난한 바 있다.

또 다른 관측은 이성희 대구부교육감의 역공설이다. 지난번 교과부 차관 경합에서 이상진 현 차관에게 패배한 뒤 대구 부교육감으로 내려갔던 그가 권토중래, 이 차관을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공법을 즐기는 이 부교육감 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중론이 많아 설득력이 약하지만 이 차관 경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은 많다. 외견상 이 차관의 경질 핵심사유는 학교폭력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도화선이 된 중학생 자살이 대구에서 발생했고, 교육행정 책임선상이 이 부교육감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차관 경질과 교육비서관 발탁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부교육감은 교육계 대표적인 ‘영포라인’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물. 같은 경주 출신 이 차관이 뚜렸한 이유없이 옷을 벗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