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 인천시교육청을 끝으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발표가 마무리됐다. 그 결과 2019년 평가 대상인 24개 자사고 중 11개 자사고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이 취소됐다. 가장 많은 자사고 평가를 진행한 서울시교육청은 13개교 중 8개교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부가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는 청문절차를 거쳐 동의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교육계 전문가들은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교육부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지역에서 타 학군의 학교를 지원하는 비중은 감소 추세이며, 강남 8학군으로 배정된 비율도 미미하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또한 강남 8학군(강남구, 서초구)은 지난 10년 간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게 5~14세의 학령인구 총 전입이 총 전출보다 많았다며 ’17년 자사고 관련 고입동시실시 정책 발표 후에도 ’18~’19년 고입 단계에서의 강남 지역 선호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우수한 성적의 일반고, 자사고가 강남, 서초, 양천구에 집중되어 있어 이번 재지정 결과에 따라 선호현상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재지정 평가 후) 강남‧서초, 양천‧강서 학군에 자사고 6개 학교는 물론 우수 일반고가 집중 배치되는 등 ‘교육특구’로서 선호현상이 불가피하다”며 “자사고가 없어진 성동‧광진, 성북 등 지역학생들은 인근 교육특구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임 대표는 내년도 재지정 평가를 앞둔 학교가 있는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년도 재지정된 학교로 집중될 것이며, 지역간‧일반고간 격차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는 전국 지역 자사고 총 15개교가 재지정 평가를 받으며, 특히 서울의 경우 자사고 9곳, 외고 6곳, 국제고 1곳, 과학고 2곳, 특성화고 1곳, 특성화중 3곳 등 22개교에 재지정 평가가 예정되어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한 동의여부와 관련해 지난 12일 열린 11일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최종적인 권한은 교육감에 있기 때문에 교육감의 권한으로 존중하고 있다”고 말해 교육부 동의로 인해 일반고 전환이 된다면 후폭풍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지정이 취소된 해당학교 법인과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교육단체들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으며 행정적‧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8개 자사고 교장들은 지난 9일 청문일정과 점수를 통보받은 이후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10일 오후 회동을 진행했다. 경기 안산동산고 학부모들도 지난 11일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반대 시위를 펼치며 평가과정과 결과에 항의했으며, 상산고 학부모들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지난 16일 직권남용과 명예훼손을 이유로 고발했다.
부산 해운대고등학교 학부모비대위원회는 15일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는 자사고 폐지 관련 교육당국에 대한 첫 소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