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생님들이 학생지도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부터 인정하고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용기를 갖고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게 해 달라.”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교장은 학부모들로부터 온갖 인격적인 수모를 당하고 교육청 등으로부터는 2중 3중의 감사에 시달리는 곤욕을 치른다. 교육당국이 학교가 겪는 고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23일 서울방배동 교원연수원에서 열린 이주호 장관과 초등교장단 연수에서는 학교폭력대책 및 주5일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 장관이 모두발언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 조치와 함께 해당 학부모 소환 및 불응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정부 대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참석한 교장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처벌위주, 실적위주의 정책을 펴는 바람에 학교는 물론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 커다란 부담과 상처를 입고있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영환 교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사후 조치도 필요하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학생들 간 감성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데 학교교육의 초점을 둬야할 것" 이라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또 다른 교장은 “학교폭력에 사건이 터지면 학교는 일방적으로 매도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학생은 물론 가해학생과 학부모까지 몰인격·몰상식적으로 학교와 교사, 교장들을 대하면서 학교가 마비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교장들은 “교과부가 현실성 없은 정책들만 남발, 학교 교육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며 “교육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 주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주호 장관은 학교폭력 실태조사 공개와 관련 “이번 결과 공개가 학교와 교장선생님들에게 많은 부담을 드린 것은 사실이고, 교과부도 그런 부담을 안으면서 모두 공개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통계처리 과정에서 실태자료만 공개를 했어야 하는 것인데 일부 오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실태조사나 공개의 취지를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던 점은 사과드리지만 공개는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