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교육감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17일, 서울시교육청은 혼돈에 빠졌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곽 교육감 회생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흘러 나왔다. 대법원은 법률심이어서 곽 교육감이 1, 2심 결과를 뒤집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전임 공정택 교육감도 대법원에서 2심 선고 형량인 벌금 150만 원이 그대로 적용돼 교육감직을 상실한 바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한 사무관은 곽 교육감 형량이 공 전 교육감에 비해 훨씬 무거운 징역 1년이란 점에 주목하면서 "당선 무효형을 피하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육청 주변에서는 곽 교육감 의사와 상관 없이 급격한 레임덕이 올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감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밀어 붙인다해도 실무진에서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이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혁신학교를 비록 학생 인권신장, 고교체제 개편 등 주요 핵심정책들이 급격히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일부 핵심사업들은 곽 교육감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법원 선고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는 판단을 할 경우 곽 교육감이 일부 정책들에 대해 무리한 속도전을 펼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전교조 사무실 제공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속전속결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교총 등 보수진영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곽 교육감 이후에도 교육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일종의 대못을 박아 놓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추측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 안팎에 포진한 친 곽노현 세력과 보수성향의 반 곽노현 세력 간 대립으로 교육 정책이 표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초등교장은 “노선을 달리하는 두 집단이 치열하게 부딪히면서 서울교육이 혼돈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